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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런 선거 다시는 없기를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가 20일부터 시작됐다. 이날 LA총영사관 투표소를 찾은 재외 한인 유권자들은 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했다. 유권자들은 “계엄과 탄핵 등 한국 소식을 접하며 안타깝고 답답했다”, “이런 선거가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투표에 참여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한 표 한 표에는 단순히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넘어, 혼란을 겪은 조국이 정상화되고 더 나은 민주주의 국가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희생한 비용과 시간으로 따진다면 그 농도는 한국내 유권자들보다 짙다.   벌써 네 번째 대선 투표지만 재외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 여정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LA총영사관 관할 지역만 해도 남북 700마일, 동서 1000마일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에 투표소는 단 4곳에 불과하다.     남가주를 제외한 지역의 유권자들은 비행기를 타거나 반나절 넘게 운전을 해야 하는 등 사실상 ‘여행’ 수준의 시간과 비용을 감수해야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실정이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해달라고 재외유권자들은 매 선거 때마다 우편투표나 인터넷 전자투표 도입, 재외투표소 확대를 절실히 요구해왔다.     하지만 한국 정치권은 이해득실만 따질 뿐 법 개정에는 소극적이다. 중앙선관위도 우편투표 도입에 대해 “공정성과 안정성 확보가 어렵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비록 지난 2022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공관별 투표소를 최대 4곳으로 늘렸지만, ‘재외국민 3만 명당 1곳’이라는 비현실적인 기준 탓에 효과는 미미하다. 심지어 한인 언론에서는 선거안내 광고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공직선거법상 재외선거권자를 대상으로 신문광고, 현수막, 피켓, 인쇄물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금지돼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당한 투표 제도는 재외국민의 선거 참여 의지를 꺾고 참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처사다. 재외국민 역시 대한민국의 주권자이며, 이들의 목소리는 국정에 반영될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   정치권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제 몫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대선의 재외 유권자 수는 지난 20대 대선보다 14%나 증가한 25만여 명에 달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가장 많은 5만여 명이 등록했다.     정치권과 선관위는 더 이상 재외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편투표 및 인터넷 전자투표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고, 현실적인 투표소 설치 기준을 마련하는 등 실질적인 방안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   동시에, 재외 한인들 스스로도 포기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비록 투표소까지의 여정이 멀고 험난할지라도, 그 한 표가 대한민국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투표소를 찾는 그 발걸음들이 모여야만, 무관심의 벽을 허물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런 선거가 다시는 없어야 하지 않나. 투표 마지막 날은 25일이다.사설 선거 공직선거법상 재외선거권자 재외투표소 확대 공직선거법 개정

2025-05-21

최소 6시간 운전…난감한 투표소 가는 길

관련기사 재외선거 투표 어디서.. 꼭 챙겨가야 할 것들은? “가장 가까운 투표소도 6시간을 운전해야 합니다.”   제21대 한국 대통령 선출을 위한 재외유권자의 험난한 여정이 또 시작됐다. 오늘(20일)부터 25일까지 재외공관 투표소(공관별 최대 4곳)를 직접 방문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LA총영사관 관할지역만 해도 남가주, 네바다, 애리조나, 뉴멕시코로 남북 거리는 700마일, 동서 거리는 1000마일에 달한다. 하지만 투표소는 4곳에 불과하다. 남가주 거주자를 제외한 유권자는 LA 또는 애리조나 투표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한표 행사'를 위해서는 최소 1~2일을 온전히 쏟아부어야 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재외유권자들은 한국 정치권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지속적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을 촉구해왔다. 우편투표나 인터넷 전자투표 도입, 또는 재외투표소 확대 요구다. 하지만 한국 정치권은 개선은커녕 유불리 계산만 반복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노태악, 이하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 유권자 등록을 한 미주 지역 재외유권자는 7만5607명(LA 1만341명, 미국 5만1885명)이다. 전 선계 재외선거 유권자는 총 25만8254명으로 지난 20대 대선(22만6162명) 때보다 14%나 증가했다.   하지만 재외유권자들은 한국 정치권과 중앙선관위가 재외선거 편의증진 등 선거법 개정을 외면해 선거참여 의지를 꺾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 포털 마일모아에 재외선거 관련 댓글을 남긴 네티즌 '크로우'는 “LA투표소까지 6시간 이상 운전해야 투표를 할 수 있다. 투표가 거의 여행급”이라며 난감함을 전했다.     다른 네티즌 '버브'도 “LA총영사관 관할지역으로 유권자 등록은 했지만, 우리 주에 추가투표소가 설치되지 않으면 LA까지 비행기를 타야만 하는 거리”라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한국 국회는 지난 2022년 1월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그해 20대 대선부터 공관별 재외투표소를 기존 3곳에서 최대 4곳으로 늘렸다. 하지만 추가투표소도 재외국민 3만 명마다 1곳씩 늘릴 수 있게 해 효과는 미미하다.   한인 사회는 재외선거 참정권 보장과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우편투표 및 인터넷 전자투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등 장거리 지역 특성을 반영해 추가투표소 설치 기준도 대폭 낮춰야 한다.   이우경 우리경희한의원 원장은 “한국 정치권과 선관위가 재외선거운동을 못 하게 하고, 투표를 위한 편의도 개선하지 않으니 유권자 등록이 저조하다”며 “한인 대표신문에 선거안내 광고도 하나 없다. 한국 정치인들이 재외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자세가 가장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중앙선관위 공보과는 재외선거 우편투표 도입 관련 본지 문의에 “공정성과 안정성 확보가 어렵다. 우편투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허위신고, 대리투표 등 비대면 투표 방법의 문제점 해소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현재 한국 국회에는 재외선거 우편투표 도입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정치권 무관심으로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재외유권자 투표참여 공직선거법 개정 미주 재외유권자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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